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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사와 치유
서사와 치유 팀은 동아시아 국가들의 재난 기록 중에서 구술 기록과 문학예술 작품에 나타난 재난의 서사와 치유 양상을 중점적으로 연구한다. 문학예술 속의 상상적 이미지와 재현은 현실과 거리를 두고 현실을 반성하면서 역사의 흐름을 예민하게 포착할 수 있는 매개이다. 문학예술 텍스트가 재난을 어떻게 기억하고 기록해 왔는지를 살펴보고 그러한 서사화 작업이 재난 치유 담론 형성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살핀다.

재난은 세계의 질서를 인식하는 틀이나 세계를 감각하는 방식을 바꾼다. 재난은 세계에 대한 인식뿐 아니라 감정, 감각, 상상의 토대와 조건을 바꾸기도 한다. 세계관의 변화는 곧 개인적, 사회적 정체성의 변화와 관련이 깊다. 재난 이후 재난의 경험을 서사화하는 작업에서 세계관과 정체성의 변화를 분석한다.

재난을 표상하는 사진, 그림, 드라마, 영화 등 예술에서 재난 이미지를 재생산, 소비하는 방식을 살펴보면서 재난의 상품화에 대해서도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나아가 재난 경험으로 인한 정체화/탈정체화 과정 속에서 재난에 무능력한 자들의 연대를 모색하고자 한다. 여기에서 재난이라는 용어를 새로운 맥락에서 전유할 수 있는 지점을 이끌어내고 재난을 다른 용법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전쟁과 학살의 경험을 다양한 서사체로 반복하고 변주하는 과정은 재난을 둘러싼 사회문화적 상황에서 겪고 있는 정신과 마음의 위기와 관련이 있다. 이에 재난 이후 개인과 집단의 지배적 심성(mentalités)의 지속적 변화를 연구한다. 전염병, 기근, 전쟁 등으로 인한 상처, 일제강점기, 제주4.3, 한국전쟁, 광주5.18, 천안문 사태, 동일본 대지진등 역사적 사건들이 개인과 공동체에 남긴 트라우마와 심성의 변화에 주목한다.

현대의 재난은 미디어를 통해 유포된다. 재난 당시의 미디어와 이후의 미디어 보도가 재난에 접근하는 윤리적인 방식을 살펴본다. 소문, 유언비어, 온라인 등 매체 분석을 통해 재난 이후 여론 형성 과정과 재난이 사건화되는 지점을 파악할 수 있다.

난 이후의 사회에서는 인간의 생명과 사회를 보호, 관리한다는 명분 아래 다양한 안전장치들이 마련된다. 재난 이후 생명과 삶을 통제 관리하는 안전장치와 통치성의 결속, 치안 유지와 사회 질서 유지를 위한 안전장치들의 통치전략을 살펴볼 것이다.

오늘날 재난은 한 국가의 영토에 머물지 않고 동아시아 나아가 지구 전체를 위협한다. 20세기 이후 재난은 세계적 규모로 전개되는 양상을 보인다. 따라서 ‘이동하는 재난’, ‘재난의 이동성(mobility)’에 초점을 두고 동아시아 사회가 재난으로 인한 난민이나 디아스포라의 문제에 어떻게 공동 대응할 수 있을 것인지를 고민해 나갈 것이다.